BBC

英 BBC 신뢰위기…공개사과에 벌금까지

여왕 다큐 편집 실수로 체면 구겨…..프로그램 거짓연출도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다큐멘터리를 조작해 공개사과하는 등 잇단 물의로 신뢰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영국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BBC 는 여왕의 80주년 생일을 맞아 특별 제작한 '여왕과의 1년' 다큐멘터리 예고편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관을 벗어달라는 미국의 유명한 사진작가 애니 라이보비츠의 요청을 완고한 태도로 거부하는 내용의 장면을 공개한데 대해 12일 공식 사과했다.

올해 가을 방영 예정인 이 프로그램에 담긴 이런 장면은 실제는 서로 다르게 찍은 것이지만 마치 한 시간대에 이뤄진 것처럼 편집한 것.

앞 장면에서 라이보비츠는 여왕을 향해 의복과 맞지 않으니 왕관을 벗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여왕은 그녀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낼 뿐이다. 이어 여왕은 자신의 옷을 가리키며 "옷이 근사해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여왕은 걸어가면서 시종을 향해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다. 이 같은 의복은 충분히 입었다"라고 말한다.

마치 여왕이 사진촬영을 거부하고 나온 듯한 인상을 주는 편집인 것.

그러나 실제 시종을 향해 말하는 장면은 앞선 장면보다 먼저 촬영한 것으로, 이는 편집실수였다고 BBC측은 해명했다.

앞서 BBC는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도 일부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5만 파운드(약 9천3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BBC 는 지난해 11월 어린이 프로그램인 '블루 피터'에서 일일 드라마 '이스트 엔더스'의 등장인물에 관한 문제를 내고 유료 전화로 정답을 맞힌 어린이에게 장난감을 주려 했으나 기술적 결함으로 문제가 발생하자 거짓 연출을 감행했다.

실제 전화를 걸어온 어린이가 아니라 그 시간에 스튜디오를 견학 중이던 어린이에게 런던에서 전화를 건 것 처럼 해 정답을 말하도록 했다. 그러나 당시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본 사람이 뒤늦게 시청자 제보코너에 공개해 거짓연출의 전말이 드러났다.

영국의 미디어 감시규제기구인 오프콤은 BBC에 5만 파운드의 벌금 처분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